5월 16일, 오후 2시가 넘어 남태령 전철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오체투지순례단이 과천쪽에서 남태령 고개를 넘어 오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서둘러 전철역을 나섰습니다. 역사를 나서자마자 맞닥뜨린 풍경은 수많은 전경 차량들과 전경들이었습니다. 전경들 참 바쁘구나... 어차피 징집한 노동력이고 국민 세금으로 운영하니 아무렇게나 동원하고 써 먹어도 상관없다는 건가 봅니다. 그냥 두면 평화롭게 진행될 순례... 그러나 명박정책에 반대한다는 이유만으로도 사람들이 모이는 것 자체가 싫은 거겠죠.
고개를 넘어 순례단 행렬까지 가니 수많은 사람들이 차분하게, 그리고 묵묵히 행렬에 동참하고 있었습니다.
징소리에 맞추어 몇 발자국 내딛고 온몸을 펼쳐 땅에 대는 모습의 숙연함에 잠시 생각이 멎는듯했습니다.
남태령 고개를 넘기전의 경찰(과천 소속이겠죠)은 순례단의 안전을 위하여 차선을 확보해 주고 있습니다. 남태령 넘어서 대기하고 있던 전견들은 행렬을 방해하기 위해 치사한 짓도 마다하지 않았지만, 사족인지라 특별히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몇몇 분들은 "언론자유수호"가 적힌 몸자보를 걸치고 행진하고 있었습니다.
"내 아이의 대한민국, 방송장악 중단하라 - 엄마촛불들"
남태령 고개를 알리는 표지석과 서울에 도달했음을 알려주는 교통표지판이 앞에 보입니다. 저는 조금 전에 동참했으니 그냥 고개하나 넘는구나 정도였지만 저 멀리 지리산에서부터 출발했던 사람들에게 저 알림판이 주는 느낌은 남달랐을 겁니다.
고개를 넘자마자 서울쪽에서 대기하고 있던 전견들의 행태는 지금까지와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험난한 서울 일정을 예고하는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방해와 어려움을 뚫고서라도 목적지까지 당도하셔서 "사람,생명,평화의 길"을 만드시길 바랍니다.
'나의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가로움이어라 (0) | 2011.05.22 |
---|---|
앙코르 유적 가족 여행 후기 (0) | 2011.03.01 |
아름다워서 슬픈 여강 - 강천보 현장 (0) | 2010.04.18 |
내가 생각하는 하천 (0) | 2010.04.04 |
가족과 함께 대한문 시민분향소에 다녀왔습니다. (0) | 2009.05.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