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현장을 직접 보고 싶었습니다. 때로는 그냥 가서 보는게 가장 큰 울림을 주기도 합니다. "4생결당과 함께 '남한강올레'" 행사에 갑작스럽게 동참하기로 하고 자리를 하나 예약하였습니다.
4월 17일 아침, 용산역에서 버스로 약 1시간 반을 달려 여주 금모래은모래 유원지에 도착했습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해설가와 함께 강천보 건설 현장이 있는 이호대교로 갔습니다. 차를 세우고 다리 위에서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 둘러 보았습니다.
상류쪽 - 캬 멋지다. 원래 강이란 이런거야.
이쁜 애들 보려고 줌으로 좀 더 가까이... 참으로 듬직한 일꾼들입니다.
남한강 역사의 주역들 - 후손들에게 길이 길이 알려 줍시다.
강의 하류쪽 - 손보는 김에 되도록 많이 뚝딱 뚝딱...
뽀샵질로 뽐내기 - 생명, 사람, 자연 ~ 이렇게 아름다운 목표를 가지고 작업하다니...
강천보 건설 - 놀라운 속도전, 그동안 너무 과소평가했었나 봅니다.
현장으로 좀 더 들어가 보려고 하니 공사관계자들이 "아직은 때가 아니니 좀 더 기다려달라"는 의미로 출입을 막습니다. 나중에 까꿍하고 놀래킬려고 그러나 ㅋ~
강천보에서 받은 깊은 감명을 뒤로 하고 아홉사리과거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야트막한 야산의 길을 따라 걷는 동안 야생화들도 구경할 수 있었는데, 해설가님이 야생화 전문가인지 신뢰는 가지 않지만, 괭이눈, 현호세, 양지, 할미꽃, 별꽃이라고 말씀하시더군요. 그리고 사람들 소리에 놀라서 갑작스럽게 달아나는 고라니도 보았습니다. 숨어서 가슴을 졸였을 녀석을 생각하니 미안하기도 하던데, 아까 그 생명과 자연을 사랑하는 수자원공사, 현대건설 관계자들도 저와 비슷한 정서를 가지고 있겠지요.
마지막 고개를 넘기전에 해설가님이 이 고개만 넘으면 마을이라면서 거의 다 왔데요. 저야 당연히 점심먹을 수 있는 집에 도착하는 거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고개를 넘고 마을에 들어서서도 식당까지는 한참을 걸었습니다. 여기서도 역시... 그래도 시골 들녘을 따라 걷는 것도 나쁘진 않더군요. 다만 4대강과 무관하게 공사하는 곳이 너무 많아서 어린 시절의 시골 들녘 기분과는 거리가 좀 멀었습니다.
점심을 맛있게 먹고 마지막 방문지인 바위늪구비 근처로 갔습니다.
여기서도 열심히 뚝딱 뚝딱... 단양쑥부쟁이 따위는 알게 뭐야. 적당히 속여서 밀어 버리면 되지 뭐. 포크레인들이 마치 군무를 추듯 움직이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저 안쪽에 서 있는 두 분은 얼마나 즐거울까요... 고립을 감수하면서까지, 밤낮으로 이 아름다운 현장을 감상하실려고 저기 들어가 계신 걸까요? 그래도 아직 밤공기가 차니 몸상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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