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펴 보 기

내성천변 문화재 - 우금촌 할머니 집

길위의행복 2010. 5. 12. 06:44

두암고택이 있는 우금촌의 동네 어귀에 서서 두암고택쪽을 바라 보면 오른쪽 귀퉁이에 또 다른 기와 지붕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두암고택의 풍채에 가리워진 듯 서 있지만, 은근히 사람의 시선을 끌어 당기면서 와 보라고 속삭입니다.


집 앞으로 갔더니 할머니 한 분이 마당에 서 계셨습니다. 집구경하러 왔다고 하니 곧장 대문 안쪽으로 안내를 합니다. 집 전경을 찍을 새도 없이 졸졸졸...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지붕입니다.


[2010.05.08 오전]


지금까지 옛집 구경을 가서 사람의 온기를 느껴 본 적이 없었습니다. 박제된 공간에 들어 서서 숨이 콱콱 막혔던 기억만 떠 오를 뿐입니다. 여기서는 눈을 이리 저리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할머니의 이런 저런 이야기가 귀에 들어 옵니다. 타지에 가 있는 자식들 자랑을 하시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엔 외로움이랄까, 그리움이랄까 그런 것들이 자리잡고 있는 듯해 보입니다. 외지에서 온 손님에게 뭐라도 내 주실려고 급히 음료수 몇 병을 가지고 나오십니다. 나는 아무것도 줄 것을 마련해 오지 못했는데... 아니 그 생각조차 하지 않았는데...


[2010.05.08 오전]


집 안쪽에서 봤을 때 대문 바로 왼편에 작은 방문이 하나 달려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방문이 작아서 그냥 창고로 쓰이는 방이 아닐까 싶었는데, 열어 보지 않았다면 몰랐을 장면을 구경하게 되었습니다. 그냥 대문밖으로 나서려던 찰나에 호기심을 발휘하신 신부님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보는 사람들마다 감탄을 쏟아냅니다. 정면 위쪽의 저 작은 창문을 뭐라고 부른다고 동행했던 국어 선생님이 알려주셨는데,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2010.05.08 오전]


대문에 걸려 있는 종... 아, 대문 좀 흔들고 소리도 들어 봤어야 했는데, 그냥 지나쳤습니다.


[2010.05.08 오전]


놀라운 방안 풍경을 보여 주었던 건물의 정체입니다. 동네 어귀에서부터 눈길을 잡아 당겼던 건물이기도 하고요.


[2010.05.08 오전]


[2010.05.08 오전]


[2010.05.08 오전]


[2010.05.08 오전]


마당에 꽃밭도 정성스럽게 가꾸어 놓았습니다.


[2010.05.08 오전]


할머니는 집과 터를 이렇게 잘 가꾸고 계시면서도 연신 부족하다고 말씀하십니다.


[2010.05.08 오전]


이 글의 제목을 처음에는 "우금촌 두암고택 옆집"이라고 적을까 했습니다. 그런데 두암고택에 비해 단지 규모가 작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이 살고 있고, 집을 가꾸면서 살아가는 그 사람의 정성이 가득 느껴지는 그 곳을 부속품 취급한다는 것이 온당한 처사가 아니라는 생각에 "우금촌 할머니 집"으로 제목을 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