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직업은 15년차 소프트웨어 개발자. 전공은 물리학이지만 계속하기엔 보람을 못 느낄게 뻔해 보이는 상황에서 재미있어 하는 소프트웨어 개발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앞의 12년은 정말 이 분야를 뜨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다녔던 기간입니다. 다른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도 모르면서...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부서가 바뀌고 새로운 일을 하면서 정말 즐겁게 일한 것이 지난 3년입니다.
다 같은 소프트웨어 개발인데, 수백 수천명의 작업 결과물 위에서 작업하는 것과 부품 하나를 만들더라도 “자신“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치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은 어느 쪽을 선호하느냐의 문제겠지요. 아쉽게도 대한민국의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은 전자쪽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지라 후자쪽을 경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경제적인 문제를 고려한다면 전자에 붙어 지내는 것이 유리하겠지만, 이놈의 제 인생관이 문제입니다. 제 활동의 결과물에 대해서 저의 정체성을 부여할 수 없다면 제 삶이 아닌 것 같은 느낌...
그런면에서 도예가란 후자에 속한다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얼마 전 갑작스레 몸의 이상을 발견하고 치료를 받았습니다. 해당 병원에 아내의 친구가 있었는데 걱정도 많이 해 주고 신경도 많이 써 주어서 고마운 마음에 도예마을 가분께서 만드셨고 나분께서 사셔서 저한테 선물했던, 엄밀히 말하자면 산 물건에 얹어 주셨던 컵 두 개를 그 분께 드렸습니다. 그 컵은 제가 좋아했던 것인데, 그 분이 더 좋아시더군요. 집에 가서 그 물건을 열어 보시고는 이 컵을 만드신 분은 이러이러한 분일꺼야 하고 말씀하시길래 맞다고 했습니다. 그 때 저의 기분도 무척 좋았지요. 나도 내가 만든 것 (소프트웨어일 수도, 도자기일 수도)으로 누군가를 행복하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 간절해졌습니다.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 결론은 간단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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